시도 단위 e러닝지원체제구축, 사이버가정학습 등 본격적으로 초중등 교육현장에 e러닝을 접목하려는 정책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여전히 현장 교사들의 e러닝에 대한 인식차이는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내용은 6월 24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열린 제5회 e러닝 정책포럼의 토론에서 다시 한번 확인되었다.
학습자 중심의 교육 패러다임 전환 vs 기존 교육정보화 정책의 재탕
‘e러닝의 현장착근을 위한 교육정보화 정책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토론회에서 주제발표자인 부산구평초등학교 장현 교장은 “현장의 대다수 교원들은 e러닝이 추구하는 본질과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e러닝 정책이 현장에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보공유지원체제, 교육커뮤니티, 콘텐츠 품질관리 등 다양한 e러닝 지원체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교사들은 e러닝이 학교교육의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정부 정책에 의한 급속한 추진보다는 현재의 ICT활용교육이 내실화될 수 있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여긴다.”며, “확산속도가 느리더라도 현장교육들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e러닝에 대한 교사들의 동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학교교육 체제내의 정착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토론자로 나선 중앙대 이희수 교수는 “CAI, ICT, e러닝 등에 대한 본질적 개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점은 현장의 교원뿐만 아니라 학자나 정책관계자들도 반성해야 할 점”이라면서 “e러닝에 대한 논의에 앞서 학습자 중심의 교육철학에 대한 교육계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현재 교사들이 e러닝과 관련해 언급하는 학습자 중심 철학에도 ‘교수’와 ‘제공’이라는 그림자가 남아있다”며 “사이버공간에서 교사는 학생들을 지도하고 통제하려기보다는 동기부여하고 커뮤니티를 가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러닝의 학교교육연계에 대한 학부모의 염려도 높았다. 학부모 대표로 참석한 ‘함께하는 시민교육모임’의 김정명신 회장도 e러닝의 현장착근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다. 그는 “지금까지 학교에서는 시청각 기자재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등 교육정보화가 순조롭지 않았으며, 특히 입시교육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지지 않는 현실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또 “e러닝의 활성화에 근본적으로는 동의하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현장착근은 미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아이들은 인터넷과 컴퓨터로 공부보다는 게임을 주로 한다. 학습 방향상실은 굉장히 심각하다”며 “아이들의 습관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국가가 일방적으로 교육을 주도하려는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사내에서도 인식차이는 극과 극이었다. 서울 효제초등학교 홍순길 교장은 “올해 처음으로 시범학교로 지정되어 e러닝을 교육현장에 접목시켜 본 결과 활성화되고 있으며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다른 학교들도 자신있게 밀고 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경험에서 나온 조언을 했다.
전국초등학교 교장협의회 회장인 신답초등학교 배종학 교장은 “e러닝에 대해 많은 수준차이가 학교간, 학교내에 혼재하고 있다. e러닝이 정착될 때까지 혼란이 걱정된다. 학교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콘텐츠 개발, 교사냐 전문기업이냐
한편, 인식차는 콘텐츠의 개발 주체에 있어서도 엇갈렸다. 한국교육정보진흥협회 조명진 회장은 “현재 선생님이 개발하는 교육용 소프트웨어 공모전은 현장에서 쓰이지 않는 수준의 콘텐츠가 주로 만들어진다.”며 “앞으로는 활용 공모전으로 바꾸고 교육용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는 역량있는 민간기업이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현 교장은 “학습자료인 콘텐츠는 상품이라기보다는 학습자료연장 성격이 강해 선생님이 개발해야 현장에서 활용성이 높다”는 반대의사를 표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