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u러닝 시범사업 스토리

지난 8월 19일 열린 교육인적자원부의 ‘혁신경진대회’에서는 27건의 혁신 우수사례 중 ‘u-러닝 시범사업’이 최우수 혁신 사례로 선정됐다. 이 사례는 정부가 국고예산을 가지고 단독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책추진의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받았다. u러닝 시범사업은 대상으로 유비쿼터스 기술을 학교환경에 접목하려는 시도로 전국 18개 연구학교를 대상으로 4월 11일 시작한 사업이다.

새로운 도전위해 기업과 힘을 합치다.

지난해 교육부는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단기처방으로 EBS 수능강의를 시작했다. 그러나 EBS수능강의는 e러닝의 확산에는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편으론 e러닝을 왜곡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동영상위주의 일방향적 강의전달은 기존 교육방송과 별다른 차별점을 보여주지 못했으며 상호작용이라는 이러닝 최대의 가능성을 살리지 못했던 것이다. 고민에 빠진 교육부는 장기적인 비전으로 e러닝 정책을 고심한 끝에, ‘e러닝 활성화를 통한 국가인적자원개발(NHRD)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교육부가 의욕적으로 e러닝 정책을 이끌기 시작하자 이러닝 업계는 물론 IT업계도 반응하기 시작했다. 교육부가 새로운 IT기술을 학교교육과 평생학습에 적용함으로써 IT시장의 파이를 키운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국적 기업들과 국내 대기업들까지 교육부에 사업제안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중 KT, MS, 인텔이 13억원 상당의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교육부와 u러닝 시범사업을 제안, 공동착수하게 됐다. 이외에도 한컴, 삼성SDS, 크레듀, 다울소프트 등도 협력사업에 뛰어들면서 전체 200억원이 넘는 민간자본이 교육부 정책에 힘을 보탰다. 또한 올해 초부터는 전자신문,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 언론사도 교육부와 e러닝 합동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협력기업을 찾아 실리콘밸리로

그동안 교육정책은 민간 기업과의 정책협력하기 어렵다는 것이 교육부 분위기였다. u러닝 사업협력을 통해 KT는 자사의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네스팟의 확산을 노리고 있었으며, MS와 인텔은 소프트웨어와 칩 시장의 확대를 의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IT환경에서 예산이 없다고 정책에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는 것이 교육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유비쿼터스 기술을 학교교육에 접목해 봄으로써 새로운 교수-학습모델을 창출해보고 보수적인 교육부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기회로 삼은 것이다. 여기엔 첨단부처로 거듭나고 있는 정통부와의 경쟁의식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이 여세를 바탕으로 4월 말 개최한 기업대상 이러닝정책설명회에 300여개 기업체에서 670여명의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관심을 끌어냈으며, 김영식 교육부 차관은 실리콘밸리의 인텔, 썬마이크로시스템, 애플 본사를 방문하는 등 교육외교에 나서기도 했다.

돈보다 더 귀중한 것은 변화대응 노하우

교육부 교육정보화기획과 배성근 과장은 “u러닝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민·관협력에 대한 불신을 해소시키면서 기업과 교육부의 상호 목적을 동시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을 실감했다”며 그동안의 고충을 토로했다. 또 공무원의 경우 시스템과 첨단 하드웨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차세대 정보통신 기술의 동향과 발전사항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핵심기술을 활용해야 하고 어떻게 접목할 것인가에 대한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는 어려움도 컸다고 한다.

그러나 배과장은 민간기업의 자금과 기술력을 정책과 결합해 효과적으로 이끌어 가는 것은 상당한 국가이익과 직결될 뿐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도 사업목적달성과 사회환원이라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윈윈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배과장은 “돈보다 더 귀중한 것은 민간 기업들이 공무원들이 갖추기 어려운 변화대응 노하우와 전략까지 제공해 준다는 점”이라며 “특히 정보화분야에서는 공무원의 전문성이 한계를 드러내기 때문에 한계를 과감히 인정하고 민간기업의 전문성과 기술력, 인력을 정책 속으로 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5년 8월 31일자 e-Learning Plus 소인환 기자 sih@contents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