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정부중앙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지식관리 토론회’에서 행정자치부는 정부부처의 지식행정을 위해 2007년까지 모든 부처를 ‘업무중심지식관리’를 하는 ‘활성화’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미 일부 부처는 학습조직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고 지식관리를 통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부처의 특성을 살려 에듀십(Edu-ship)이라는 온라인 학습조직을 운영하고 있는 해양수산부도 그중에 하나다.

해양수산부 온라인 학습조직은 선박, 학습 리더는 선장, 토론참여자는 승무원인 선원, 토론방은 선실(Edu-Room)로 구성된다.

에듀십의 개설을 희망하는 직원이 학습주제에 적합한 선박의 이름을 정하고 선원을 모집해서 출항을 신청하면, 지식관리팀의 승인으로 본격적인 항해가 시작된다.

에듀십에서 학습주제나 문제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토론글을 올리는 것으로 항해는 계속된다. 또 토론글을 올린 선원에게는 5마일의 마일리지가 주어지고, 적립된 마일리지에 따라 갑판원에서 조타수, 갑판장, 3등 항해사, 2등 항해사, 1등 항해사로 승진한다.

항해중에는 난관도 있다. 에듀십이 출항 후 처음 3개월 동안 200마일의 마일리지를 얻지 못하면 배는 침몰한다. 매달 150마일 이상을 항해하지 못해도 마찬가지다. 또 3개월 동안 토론글을 올리지 않은 게으른 선원은 강제적으로 하선된다.

항해중에 해적선도 나타난다. 10명으로 구성된 해적이 에듀십에 침입해서 정책제안의 문제점이나 토론글에 반론을 제기하면, 선원은 24시간 이내에 절절한 해답으로 맞서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선원은 마일리지 10점을 해적에게 강탈당한다.

올해 7월까지 출항했던 에듀십 16척이 침몰하고, 619명의 선원이 강제 하선 당하는 등 에듀십의 항해과정에서 해적과 선원의 공방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난관을 헤치고 항해를 무사히 마친 우수 에듀십에는 포상금이 주어지고 선원에게는 해외연수등 각종 인센티브가 부여됐다.

학습조직 운영을 통한 성과도 업무에 반영됐다.

이전까지 500m 앞을 볼 수 없는 짙은 안개가 깔리면 해상교통안전법령에 따라 전 선박의 입출항이 통제됐다. 수 십대의 컨테이너선이 안개가 걷힐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바다에서 대기하거나 항구에 묶여 있어야 했다. 5만 톤급 컨테이너선의 시간당 용선료는 1,413달러. 안개로 연간 수억 원의 용선료를 추가로 지불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양수산부 공무원들로 구성된 온라인 학습조직 에듀십이 출항했다. 올해 7월까지 72명이 머리를 짜내 500여 건의 지식이 모였고, 첨단관제장비인 레이더와 육상교통에서의 ‘일방통행 도로’원리를 해상에 도입했다. 결국 광양항은 안개로 인한 선박 입출항 통제시에도 컨네이너선이 다닐 수 있게 돼, 연간 3.6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두고 항구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25종의 언어로 만들어져 현재 부산항에서 활용하고 있는 ‘다른 나라 말 열 마디’, 올해 11월에 나올 ‘수산물품질검사관 표준화 교육교재’ 등도 에듀십 항해의 결과다.

2005년 8월22일자 국정브리핑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