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대학교가 내년도 신·편입생 모집을 할 수 없게 된데 이어 학교설립인가마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전 부총장의 교비횡령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서울디지털대에 대하여 운영전반에 대한 감사를 벌인 결과 이러한 조치를 취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서울디지털대학교는 내년부터 신·편입생 모집을 할 수 없게 됐으며 내년 8월까지 교육인적자원부의 감사결과 처분 요구사항 등에 대한 이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학교설립인가 취소와 법인 이사장에 대한 취임승인도 취소된다.

서울디지털대의 편법운영, 교비횡령, 법령위반

교육부의 감사에 따르면 서울디지털대학은 당초 동아대학교에 위치하는 것을 전제로 설립인가를 받았으나, 서울 강남소재 빌딩을 임차하여 사용했으며 시정 요구에 대해 마치 동아대로 복귀한 것처럼 문서를 조작, 허위 보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검찰 및 경찰의 수사결과 밝혀진 바와 같이 전 부총장이 교비를 횡령하였을 뿐만 아니라, 회계 관계 법령에 의하여 공개입찰을 실시하여야 함에도 부총장이 대표로 있던 (주)매경휴스닥에 일괄 용역계약을 체결하여 독점공급토록 한 사실도 지적되었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매경휴스닥의 전환사채 발행 시 이사회 의결도 없이 학생등록금을 담보로 제공하거나 예산을 집행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이 같은 감사결과에 따라 교육부는, 서울디지털대학의 법령위반 및 부당운영에 대해 평생교육법 제29조의 규정에 따라 1년간 신·편입생 모집을 중지하고 조치사항 미 이행시 대학인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서울디지털대학은 대학은 내년 8월까지 당초 인가된 장소(동아대)로 복귀하거나, 법인소유의 교사(660㎡이상)를 확보하여 위치변경 승인을 받아 이전하여야 한다. 또 채권 및 채무관계로 빚어지고 있는 재정적 손실에 대한 보전조치로 학사운영의 불안요소를 해소하고 운영을 정상화해야 한다.

서울디지털대 사건일지

사상 유례가 없는 이번 사이버대 파행운영 사건은 지난 5월 18일 서울디지털대학교 설립자이자 부총장인 황인태씨가 등록금 횡령·유용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면서 시작됐다. 황씨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던 매경휴스닥사가 서울디지털대의 홍보와 입시광고 등 용역을 제공한 것처럼 회계서류를 조작해 용역비를 허위 청구하는 수법으로 학생들의 등록금 등 38억3천여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법인세 등 세금 4억8천여만 원도 포탈한 혐의다.

서울디지털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재단법인 디지털스쿨은 5월 27일 황 부총장을 상대로 2억9천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으며 6월 10일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거액의 학교 공금을 횡령하고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 등으로 황 부총장을 구속 기소하고 매경휴스닥사에 대해서는 벌금 4억5천만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하지만 서울디지털대는 7월 19일 한국이러닝산업협회(회장 장일홍)가 설립인가 비리를 폭로하면서 다시한번 파문에 휩싸였다. 협회가 서울디지털대가 원격대학 설립 인가시 매경휴스닥 소유의 시설 허위 전용 등의 문제가 있다고 폭로한 것이다. 또 서울디지털대가 매경휴스닥에 지급해야 할 수십 억원의 채무를 1년 이상 부당하게 지급하지 않아 회사 경영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매경휴스닥은 이러닝 솔루션업체인 메디오피아테크날리지와 지난해 8월 합병한 이후 메디오피아의 장일홍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2학기 신·편입생 모집 난항

서울디지털대는 용역회사인 매경휴스닥과의 채권·채무분쟁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2학기 신·편입생 모집에 난항을 겪고 있다. 매경휴스닥측은 7월 1일 학교 교육용 전산시스템 지원을 중단한 데 이어, 12일에는 예금계좌를 가압류 조치하고 22일에는 교육용 콘텐츠 사용 가압류 신청을 법원에 냈다.

대학계좌가 가압류되면서 등록금이 채무 해결을 위한 담보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자 학생들이 등록을 주저하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학교측은 채무 분쟁이 마무리될 때까지 학생 등록을 미뤄 달라는 교육부의 요청을 무시한 채 가압류한 계좌가 아닌 다른 계좌로 학생들의 입학금 등을 받고 있어 갈등이 깊어진 상태다.

서울디지털대는 “교육부 공문에서 지적한 시스템 상의 문제나 채권 채무 문제에 따른 수업 파행 우려는 내부 검토를 통해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매경휴스닥과의 채권 채무 문제의 경우 양측의 주장이 다른 만큼 전문기관의 의견과 실정법 테두리 안에서 정당하게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서울디지털대는 2003학년도 입시에서도 당초 승인정원인 2,400명보다 629명을 초과 선발했다가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이듬해 입학정원을 1,771명으로 줄이는 제재조치를 받았다.

학생에 피해, 사이버대 신뢰 추락

한 사이버대의 파행운영으로 인한 사태의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이 짊어지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대학계좌와 학교소유 건물이 가압류되면서 학생들의 입학금과 등록금이 채무변제에 사용될 경우 교수와 직원월급 등을 제대로 지급할 수 없게 돼 정상적인 학교운영이 불가능해진다. 또, 콘텐츠 가압류까지 받아들여지면 수업중단 사태를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학교측은 2학기 등록기간이라는 민감한 시기인 점을 고려해 정확한 정보공개를 꺼리고 있어 학생들의 불안은 커져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이제 갓 졸업생을 배출하기 시작한 사이버대학의 신뢰를 크게 추락시켰다. 그동안 황씨는 경영효율화라는 명목으로 경영과 수업을 분리시켜 교수들이 일절 경영에 관여하지 못하게 해왔다. 하지만 본인은 사이버대 부총장과 용역업체 사장을 겸직하며 사실상 모든 경영권을 손에 쥐고 흔든 셈이다. 심지어 명목상의 교수협의회나 교직원노조 없이 독단에 따라 운영돼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

타 사이버대 관계자는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사이버대학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이지만 “2학기 학생모집에 큰 타격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제도개선안 마련에 착수했다. 특히, 지금까지 자율에 맡겨온 원격대학의 운영에 대해 앞으로는 학생보호와 대학의 공공성 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관리·감독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이러닝산업협회장인 장일홍 회장은 자사의 이해관계를 위해 이사회의 동의 없이 협회 명의를 사용해 회원사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2005년 8월 10일 e러닝플러스 소인환 기자 sih@contents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