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강의가 일반화되면서 대학에서 e러닝으로 수업을 듣고 학점을 따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대학생들은 6학점(3과목)정도를 인터넷 강의로 대체 하면서 일주일에 3~4일 정도만을 캠퍼스에 등교하는 학생이 상당수다. 등교일이 줄어들고 수업시간의 조정이 가능해진 것을 가장 환영한 것은 학생들. 수업을 야간에 집에서 들을 수 있게 되면서 아르바이트나 학원수강, 취미활동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통학거리가 먼 학생들은 길에서 소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학교 측에서도 e러닝수강을 장려했다. 하지만 e러닝을 활성화한다는 명목으로 대폭 확대된 사이버강의가 허술한 운영으로 이어지자 이제는 대학생들이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학점 쉽게 따는 수단으로.. 개설취지 변질우려
대학 e러닝, 사이버강의는 수강의 편리함 때문에 매년 개설 강좌가 늘어나고 있다. 대학들은 컨소시엄 형태로 사이버대학과 연계하거나 자체적으로 교수학습센터 등에서 직접 운영하며 수요를 확대해가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대학e러닝지원센터’ 사업 등을 통해 적극 권장하며 e러닝 바람을 이끌고 있다.
사이버 강의를 듣는 대학생의 숫자는 e러닝을 활발히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학과 지방에 캠퍼스를 갖고 있는 학교일수록 많다. 같은 재단이 운영하는 사이버대학과 학점교류를 하고 있는 경희대와 한양대는 한 학기 5천명 이상이 사이버대 과목을 수강하는 정도이고, 열린사이버대, 한국싸이버대, 서울디지털대 등 컨소시엄형 사이버대학과 교류를 하고 있는 대학들도 상당수의 학생이 적극적으로 사이버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이버강좌의 인기는 오프라인 강좌에 비해 편리하고 참신한 강의를 들을 수 있어서라기 보단 쉽게 학점취득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출석과 시험이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만큼 학사관리가 허술하고, 학생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편법도 많다. 포탈사이트나 대학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동일 사이버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끼리 수업을 나눠들을(대리 출석할)멤버를 찾거나 레포트, 시험족보 등을 교환하는 게시물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홈페이지와 대학신문 통해 e러닝 허술함 비판
이 같은 문제점은 학교 측에서도 인식하고 있으나 예산문제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자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의견개진에 나섰다.
연세대신문은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성희롱예방교육의 부실함을 조목조목 따졌다. 시스템의 불안정성은 물론 교육내용을 제대로 보지 않고도 클릭 몇 번으로 쉽게 이수가 가능하게 되어 있는 점. 낮은 수준의 평가 문항과 매번 같은 문제가 출제되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자율수강과목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는 점과 홍보부족으로 인한 저조한 참여도도 비판했다.
건국대의 홈페이지에는 e러닝에 대한 학교와 학생들의 불신을 꼬집는 글이 올랐다. 한 학생은 유명한 시인 ‘꽃’을 빗대 “내가 집중하기 전에 그는 다만 e러닝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집중할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며 e러닝의 형식적인 수강확인체크와 수업 중 웹서핑과 미니홈피, 게임을 하는 학생들의 수업행태를 비꼬았다.
2006년 9월 20일자 e러닝플러스+ 소인환 기자 sih@contentsmed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