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최수연양은 지난 8일 노량진 이투스학원 앞에서 5시간 동안 줄을 원하던 강좌의 수강신청을 할 수 있었다. 최양은 “굳이 노량진으로 오려고 한 것은 온라인에서 이미 들어 본 선생님의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난 겨울방학에 들어보고 이번 여름방학에도 수강신청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남은 거리가 멀어 다니기도 어렵고 또 비싸거든요. 굳이 강남까지 갈 필요 있나요” 부천시에 거주하는 재수생 김영찬군의 노량진에 대한 애정은 특별하다. “강남에 비해 노량진은 단과강좌가 많아 선택의 폭이 넓고 수강료도 싸거든요. 특히 밥값이 싼 것이 가장 맘에 들어요.”
수강신청 하루만에 2만 명 접수, 400여개 강좌에 4만 명 넘게 몰려
단과·종합학원이 밀집해 입시학원가의 대명사로 불리는 노량진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e러닝 선두업체인 이투스와 메가스터디. 이 두 업체는 지난해 12월 동시에 노량진에 입시학원을 개설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이어 올 여름에는 강좌 및 시설 등 규모를 확장하고 4만여 명의 수험생을 흡수, 전통의 입시메카인 노량진의 옛 명성을 되살리고 있다.
일명 ‘노량진학원가’는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대치동, 목동, 중계동 등 신흥학원지역과 온라인교육사이트에 수험생을 빼앗기며 ‘입시1번지’라는 명성이 퇴색하기 시작했다. 노량진 일대를 채우고 있던 중소학원들은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고 대형학원인 한샘, 대성학원 등도 수천 명 수준으로 학원생수가 감소하면서 경영난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이투스와 메가스터디 학원이 노량진입시거리의 중심에 들어서면서 노량진학원가의 지도를 바꾸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개원한 이투스와 메가스터디는 한달만에 각각 수강생 1만 명을 돌파하는 성공을 거두며 화려하게 노량진에 입성했다. 두 학원은 이후 나란히 종합반 시장에도 진출, 마감신화를 이어가며 기존 강자인 대성학원, 한샘학원 등과 당당히 경쟁을 시작했다.
본격적인 입시철인 이번 여름방학 시즌에는 두 학원을 합친 수강생이 4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량진 돌풍의 선두에 서 있는 이투스학원은 지난달 접수 하루 만에 인기강좌를 중심으로 1만 명이 넘게 등록했으며, 나머지 강좌들도 일주일 안에 마감이 됐다. 이투스 학원은 여름방학기간동안 총 250개 강좌를 개설, 수강인원은 2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메가스터디도 접수 하루 만에 9천여 명이 등록했다. 이 같은 열기는 여름방학 단과강좌의 접수가 시작되기 전부터 확인이 가능했다. 접수 하루 전 날부터 노량진 일대에는 수강신청 대기표를 받기 위해 수강생들이 새벽부터 몰려들면서 400미터가 넘는 대기 줄이 이어지는 진풍경을 빚기도 했다.
온라인명성 오프라인과 결합
이처럼 이 두 학원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비결은 무엇보다 온라인에서의 명성이 뒷받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학원 측은 온라인에서 접했던 고품질 콘텐츠와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스타강사의 강의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는 점이 마음 급한 수험생의 발길을 잡아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수강료가 저렴하면서 강의가 대중적인 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과 수강료는 평균 6만 원 정도로 인근 대형학원에 비해 저렴하다.
학습시스템도 한층 체계화했다. 두 학원은 단과반과 종합반 건물을 따로 마련해 수강생들의 특성에 맞게 학습 환경을 차별화 조성했다. 온라인과 결합한 학습시스템과 세밀한 상담 프로그램은 이 두 학원의 최대 강점이다. 온라인을 통해 다양한 입시정보 및 보충강좌를 제공하고 매 시기마다 입시전략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두 학원이 같은 건물에 있는 점도 흥미롭다. 두 학원은 노량진삼거리에 위치한 아이비빌딩을 이투스학원이 3~6층, 메가스터디학원이 7~10층을 나눠쓰고 있어 주변의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한석현 노량진이투스학원 원장은 “노량진은 교통이 편리하고 주변여건이 이미 잘 갖춰져 있어 신흥지역을 개척하는 것보다 유리하다”며 “입시메카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것”이라고 말했다.
